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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잔혹한 절멸 의지와 팔레스타인의 처절한 저항 사이: 자본군사제국주의 전쟁체제 하에서 팔레스타인의 출구는?이슈 2024. 2. 28. 03:20
고정갑희
답이 나오지 않는 상황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시간이 축적되고 폭력의 탑이 쌓인 팔레스타인의 땅, 그 땅에서 일어나는 학살에 대해 나와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묻지만, 질문만 맴돈다. 불법침략으로 ‘국제사법재판소’에 제소가 된 이스라엘은 재판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이스라엘에 대한 지구지역적 반전시위 또한 국면을 전환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의 숱한 협정들에도 불구하고 오늘 또 이곳에서 전쟁의 비극은 반복된다. 이 곳에서 100년의 시간을 살았고 살고 있는 존재들이 겪는 참상을 해결할 방안은 무엇일까? 해결을 위한 문제설정은 어떠해야 하는가? 질문으로 끝날 수도 있지만 문제를 직면하기 위한 글을 시작해 본다.
이스라엘은 이 전쟁을 통해 팔레스타인을 절멸시키려 한다.
이스라엘은 이제 팔레스타인을 완전히 절멸시키려 한다. 이스라엘 시오니즘 민족국가의 잔혹한 의지다.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 다음 날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또 전쟁을 선포하고 2024년 2월 지금까지 이스라엘의 잔혹한 침공은 계속된다. 하마스의 공격에 이스라엘이 벌인 전쟁으로 인하여 2024년 2월 15일 현재 통계에 의하면 팔레스타인인은 23,000명 이상 사망, 전투원 1,500여 명 사망, 32,000명 부상, 123,000명 난민이 발생했고, 이스라엘 쪽은 1,400명 이상 사망, 4,629명 부상, 100명 이상 납치 상태라고 한다. 무참하기 짝이 없는 이 통계는 오랜 전쟁과 학살의 연속선에 있다. 지난 100년간 이 땅에서 일어나는 폭력과 전쟁을 그 누구도 해결하지 못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은 점점 좁아져 더 이상 좁아질 수 없을 정도로 축소되었다. 서안지구와 가자지구로 쫓겨남과 장벽 봉쇄, 그리고 예루살렘에 대한 협약의 위반이 동반된 전쟁이 무수한 팔레스타인인들을 난민으로 만들었다.
전쟁의 탑으로 만들어진 국가, 이스라엘의 군사주의
이스라엘은 전쟁이 만든 국가다. 시오니스트들이 침략전쟁을 통해 만든 국가다. 이스라엘은 군사주의와 제국주의와 전쟁정치를 먹고 자란 국가다. 전쟁에 전쟁이 더해지면서 전쟁의 탑 위에 세워진 국가다. 1917년 영국과 오스만제국의 전쟁, 1947년 시온주의 민병대의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통해 1948년 이스라엘이 건국된다. 이스라엘 건국전쟁은 1차 중동전쟁이었다. 1967년 이스라엘은 이집트, 시리아, 요르단을 기습공격한다.
좀 더 상세히 보면, 1917년 제1차대전 중 영국은 오스만제국의 지배를 받는 팔레스타인인들에게 독립을 약속하며 반란을 고무했다. 그리고 나서 시온주의자들에게도 팔레스타인에 국가를 건설하도록 돕겠다고 약속했다. 스탈린체제 반유대주의 하의 유대인, 나치 하의 독일 유대인들을 위시하여 많은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이주를 택했다. 유럽이 아니라 중동으로 간 것은 서방국가들이 공모한 결과다. 유엔도 한 몫을 했다.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영토의 55%를 유대인 몫으로 인정하는 분할안을 발표했다. 당시 유대인 인구는 전체의 1/3 정도였다. 1948년 유엔 분할안과 서방의 지원에 힘입어 시온주의 민병대가 팔레스타인인 수만 명을 학살하며 이스라엘을 건국했다. 이스라엘은 분할안보다 더 넓은 영토를 차지하고 국가를 세웠으며 팔레스타인인 85만명이 쫓겨났다. 1967년 기습공격으로 이스라엘은 이집트 시나이반도, 시리아 골란 고원, 동예루살렘 등 팔레스타인 영토를 차지했다.
이스라엘이 민족국가를 세우는 사이 팔레스타인인들은 끝모르게 내몰렸다. 전쟁을 할 수 있는 힘, 군사력은 다른 국가들의 비호를 받는 능력을 포함한다. 전쟁을 일으킬 군사력과 다른 강대국의 비호를 받으며 시오니스트들은 ‘민족국가’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그 국가의 탄생과 유지는 다른 민족을 억압하고 학살함으로써 가능했다. 아래의 지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영토 변화를 확연히 보여준다. 1917-1947-1948-1967-현재를 간단히 알려준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영토 변화ⓒ http://m.terrasanta.kr/bbs/rwdboard/37385 이스라엘의 정착식민주의와 서구제국주의의 결탁:
자본군사제국주의 체제 하의 팔레스타인
‘빈 땅’으로 여겨졌던 팔레스타인에는 당연히 토착민들이 살고 있었다. 이스라엘이라는 민족국가가 들어서는 과정은 폭력의 과정이었다. 이스라엘의 정착식민주의는 미국이나 호주의 경우와 다른 점이 있다. 제국의 본토가 따로 있지 않았으며, 식민화를 행사하는 주체가 차별과 탄압을 받아왔던 유대인 민족이었다는 점이다. 유럽의 오랜 유대인 차별과 탄압을 토대로 시오니스트들의 민족국가가 만들어진 곳이 팔레스타인 땅이었다. 그러나 그 고통의 역사를 경험한 유대인의 일부 시오니스트들은 자신들의 고통만을 생각하며 다른 ‘민족’에게 폭력적 학살을 감행해왔다. 그들이 받은 탄압은 고통이라는 이름을 달고 정착할 땅을 찾았고, 그 정착할 땅에 또 다른 억압과 폭력과 살상의 역사를 써 내려갔고 써 내려가는 중이다. 팔레스타인인 제노사이드로 변한 이 정착식민지배는 시오니즘에 입각한 유대인들이 혼자 감행한 것이 아니라 서방 제국주의 국가들, 영국과 미국 그리고 그 힘에 토대를 두었던 UN이 같이 만들었다.
이스라엘 노동당 소속이자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인 이츠하크 라빈은 1985년 8월 팔레스타인 국가주의를 제압하기 위한 '철의 주먹' 정책에 이스라엘 내의 팔레스타인인 추방 방안을 추가했다. 그리고 나서 이스라엘 정착촌 주민 수는 증가했다. 서안 지구에서 유대인 인구는 1984년 35,000명에서 1988년 64,000명으로 두 배가량 증가했으며, 1990년대 중반에는 130,000명에 달했다. 또한 이스라엘 정부는 점령지의 일자리를 팔레스타인인에게도 개방했으나,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실질적인 선택지는 없었다. 이스라엘인들이 원하지 않는 일자리만이 주어졌기 때문이다. 이번 2023년 전쟁이 일어나고 이스라엘이 멀리 동남아에서 노동자들을 유입한다는 뉴스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동안 팔레스타인인들이 감당했던 노동을 대체할 노동력이 필요해진 것이다.
‘인티파다’: 팔레스타인은 계속해서 저항했고, 여전히 저항한다
2023 시작된 전쟁에서 팔레스타인의 알-카삼 여단의 사령관인 모하메드 데이프는 팔레스타인인과 아랍계 이스라엘인들에게 "점령군을 추방하고 장벽을 철거할 것"을 촉구했다. 공격이 시작된 직후 서안 지구에서 열린 긴급 회의에서,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의 수반 마흐무드 압바스는 이스라엘 점령에 맞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스스로를 방어할 권리가 있다며 가자지구 침공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는 이번 공격을 ‘알아크사 홍수 작전이’라고 명명했고, 이스라엘은 ‘철의 검 작전’이라는 반격을 시작했다.
여러 소식통들은 현재 진행 중인 분쟁을 팔레스타인의 제1차, 제2차 인티파다 봉기에 이은 제3차 인티파다로 소개하기도 한다. ‘이스라엘의 9/11’이라고도 불리는 현재의 충돌은 오랜 시간 동안 이스라엘의 정착식민주의 지배의 과정이고 결과다. 제1차 팔레스타인 인티파다, 또는 단순히 인티파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서안 지구, 가자 지구, 그리고 이스라엘 내부에서 전개한 지속적인 시위 및 폭동을 일컫는다. 시위는 1967년부터 20년간 이스라엘의 서안 및 가자 지구 점령에 대한 반발로 인해 시작되었으며, 1987년 12월부터 1991년 마드리드 회의 개최 시점까지 진행되었다. 1967년 제3차 중동 전쟁 후 이스라엘이 요르단과 이집트에서 서안 지구, 예루살렘, 시나이반도, 가자 지구를 점령한 이후, 점령지에 거주하던 팔레스타인인들의 불만은 갈수록 쌓여 갔다.
인티파다는 1987년 12월 9일 자발리아 난민 수용소에서 이스라엘 방위군 트럭이 민간 차량과 충돌하여 팔레스타인인 인부 4명이 사망한 사건으로부터 시작되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시위, 시민 불복종, 폭력으로 대응하였다. 서안 지구와 가자 지구에 있는 이스라엘 방위군 시설에는 그라피티, 바리케이드 설치, 돌팔매질, 화염병 투척 등이 일어났다. 파업, 노동거부, 납세거부 등 가능한 다양한 형태의 저항이 잇따랐다. 총파업, 서안 및 가자 지구의 이스라엘 민정 기구에 대한 보이콧, 납세 거부, 이스라엘 정착촌에서의 노동 거부, 이스라엘 물품 보이콧, 이스라엘 면허를 받은 팔레스타인 차량 운전 거부 등 민간 영역에서의 저항이 분출되었다. 인티파다의 최초 1년 동안 이스라엘 안보군이 사살한 팔레스타인인 311명 중 53명이 17세 이하였다. 6년간 이스라엘 방위군이 사살한 팔레스타인인은 약 1,162명에서 1,204명으로 추정된다. 제2차 인티파다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발생하였다.
자본군사제국주의 체계의 한 가운데에 있는 팔레스타인 문제, 출구는 어디에?
이스라엘 건국 이후 팔레스타인은 자본주의와 군사주의와 제국주의가 얽힌 체계의 한 가운데에 있다. 그리고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기습공격이후 10월 8일 전쟁을 선포한 이스라엘의 폭력적인 학살에 내몰리고 있다. 팔레스타인이 헤쳐나갈 출구가 잘 보이지 않는다. 이 상황에서 가능하든 가능하지 않든 단기적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본다.
첫째, 가장 먼저 현재의 전쟁을 멈추어야 한다. 이스라엘은 즉각 학살을 중지해야 한다. 전쟁은 명분을 제공한다. 불법 침공과 학살은 ‘전쟁’이란 이름으로 자행된다. 2년이 넘게 지속되는 우크라이나의 상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전쟁을 멈추도록 하는 방안은 현재로선 없다. 국제기구가 존재하지 않는다. 남아공에 있는 국제사법재판소의 피소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적으로 진행된 시위 또한 전쟁을 멈추지 못하고 있지만 현재의 유일한 행동이다.
둘째, 이스라엘의 정착식민지배를 종식시켜야 한다. 그런데 이미 지도는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거의 지운 상태다. 가자지구와 서안지구의 어떤 점들로 남아 있는 팔레스타인이 어떻게 지난 역사와 함께 영토를 넓힌 이스라엘의 정착식민지배를 종식시킬 수 있는가? 팔레스타인의 자치정부를 넘어 흩어져 있는 팔레스타인인들의 민족국가 건설이 답인가? 크게 보면 지금 세계를 망치고 있는 ‘국가간체계’ 속에 들어가는 것이 되겠지만, 현재로선 다른 대안 또한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쿠르드족과 같은 상황이 되지 않으려면 민족국가 건설이 답인 것처럼 보인다. 실상 답이 보이지 않는 대안이다.
셋째, 인접국가들은 국경 봉쇄를 풀고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국경을 열어야 한다. 이집트가 팔레스타인 난민촌을 건설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 더 확실하게 열고, 나아가 이집트뿐만이 아니라 레바논, 요르단 또한 열어야 한다. 국제적으로 팔레스타인 난민들에 대한 예우가 필요하다. 인접국가들, 아랍국가들을 포함하여 자신들의 이해관계에만 몰두하지 않고, 팔레스타인난민들을 받아들여 제대로 국민화할 국가들의 합의가 필요하다. 물론 더 먼 지역국가들의 협조 또한 필요하다. 가자지구에서 이집트로 통하는 통로를 이집트는 통제-봉쇄하고 있다. 예멘 후티 반군은 반이스라엘, 반미를 외치면서 홍해의 상선들을 공격한다. 그들의 구호에는 ‘이스라엘에 죽음을’ ‘미국에 죽음을’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대항하는 ‘저항의 축’의 일환으로 하마스를 지지한다. 국가 경계에 토대를 둔 현재의 ‘국가간체계’ 속에서 이스라엘 정착식민주의와 서구제국주의의 결탁은 이스라엘이 전쟁을 해도, 무기를 들어도, 군사주의적 행위를 해도 그것을 눈감아 줄 뿐이다. 이 상황에서 현재로선 거의 비현실적으로 보이는, 인접국의 국경을 여는 일이 일어나야 한다.
넷째, 진정한 지구지역적 장치/기구가 필요하다. 이스라엘의 폭력과 학살에 대한 제재를 가할 지구지역적 힘은 일단은 사회운동이지만, 이 사회운동 역시 ‘국가간체계’ 안에 갇혀 있다. 국제기구의 부재 또한 국가경계로 나눠져 있는 현 체계의 결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에서 여전히 막강한 미국에 대한 견제를 할 진정한 국제적 장치가 필요하다. 유엔 안보리는 식물화되었다. 서방 제국주의와 이스라엘 정착식민주의에 대한 지구지역적 싸움을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지 새로운 지구지역적 논의 테이블이 필요하다.
*스킨 이미지 출처: http://www.minplu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14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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