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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 웹진 『파』 7호를 발간합니다,공지사항 2025. 8. 27. 01:38
고정갑희
모든 존재들에게 빛은 무한과 유한을 오고 가게 합니다. 2024-25년 한국의 광장과 빛은 계엄과 내란을 막아내고 대통령을 탄핵했으며, 새 정부를 세웠습니다. 여의도와 광화문, 남태령과 한강진의 빛이 된 응원봉, 트랙터, 키세스 그리고 깃발들은 사적 권력을 공적으로 수호하려는 잘못된 의지를 막았습니다. 계엄과 내란은 막아냈지만, 광장의 정치와 법치는 일상의 회복 이상의 변혁을 불러오지는 못했습니다.
웹진 『파』 7호는 비상 상황에서 제대로 묻지 못한 질문들을 던지고자 합니다. 또한 질문들에 답을 찾기 위해 국가정치와 법 그리고 민주주의의 관계를 살피는 기획을 하였습니다. 기획 주제는 정치의 사법화와 국가정치의 향방에 대한 질문과 답을 시도하는 두 편의 글을 게재합니다. 기획의 첫 번째 글인 김종서의 글은 정치의 사법화와 사법의 정치화라는 문제를 놓고 “사법권 독립이 아니라 사법의 민주화”라는 답을 제시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 고정갑희의 글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의 한계를 살피면서 “‘국민’‘국가’를 넘어서는 다른 국가정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칩니다.

빛과 공간과 시간ⓒsoo_푸투라서울《안소니 맥콜: Works 1972-2020》_2025 이슈의 첫 번째 글 또한 기획 주제인 사법의 정치화, 정치의 사법화와 연결됩니다. 수경은 멕시코의 사법실험인 판사의 직선제를 소개합니다. 대통령이나 국회의원이 아니라 판사들을 직접 선거로 뽑은 상황을 다룹니다. “멕시코의 판사 선거: 삼권분립의 위기인가 국민주권의 새로운 전기인가”는 2025년 세계 최초로 사법부가 선거의 무대에 오른 상황을 다룹니다. 이 과감한 시도는 실험이자 위험성을 담고 있을 수 있습니다. 판사의 직접 선거는 멕시코 사법개혁의 결과입니다. 한국 정권들이 부르짖은 ‘검찰개혁’이라는 제도 안의 협소한 개혁 시도를 넘어 사법의 민주화를 과감하게 감행한 멕시코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또 다른 이슈 글로는 김은희가 2024-25년의 광장과 페미니즘 정치의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제기합니다. 필자는 “광장의 그늘, ‘실패 이후’에 관하여”에서 광장의 민주주의는 승리한 걸까라고 물은 뒤, “여성의 얼굴”을 한 “위성정당”과 “대중자본주의사회”를 권하는 대통령은 탄핵광장의 “예정된 결과”라고 봅니다. 그리고 여성운동 또한 “자본주의적 민주주의의 자유주의적 퇴화에 맞서 풀뿌리 반파시즘과 같은” 대안적 정치적 형태의 가능성을 묻고, 페미니즘 정치가 낡은 정파구도로 납작해지는 것에 대한 토론 또한 제안합니다.
칼럼으로는 상현의 “광장의 가장자리에서: 민주주의가 승리했다는 말 앞에서 망설이는 이들에게”라는 글을 게재합니다. 상현은 민주주의의 낭만화를 경계하며 냉전과 발전주의에 대한 관심을 제안하고, 감각을 만드는 정치를 제시합니다. 이 글 또한 기획주제와 연결해서 읽으면 민주주의와 정치에 관한 이번 호의 내용이 깊이를 더할 수 있겠습니다. 칼럼의 두 번째 글인 염운옥의 “돌봄이 퍼포먼스라면”은 돌봄의 상호관계성과 행위 주체성에 대한 생각을 구체적인 경험과 장애 관련 전시를 통해 전달하고자 합니다. ‘권리’가 아닌 ‘시혜’로 미끄러지기 쉬운 돌봄의 몸과 감각의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도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습니다. 칼럼의 두 글은 정치와 돌봄을 각각 말하지만, ‘감각’의 사회적 중요성을 동시에 말합니다.
이번 호 대문 이미지는 빛과 공간과 시간의 관계를 말해줍니다. 빛 자체가 조각하는 공간은 유동적이고, 물리적입니다. 정지와 움직임, 명확함과 모호함, 이어짐과 끊어짐, 빛이 만드는 선과 원과 추와 움직이는 존재들이 광장을 만들고, 일상을 조각하고, 공간을 시간으로 만듭니다. 다른 역사를 써나가는 빛의 시간과 공간의 정치를 우리는 살아가고 만들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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